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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는 어디까지인가 — AI와 리만 가설

약 7분 · 각주 3분
목차 8

파일을 내려받는 화면에 67%가 뜬다. 절반은 넘었고, 아직 삼분의 일쯤 남았다. 속도가 그대로라면 끝날 시간도 어림할 수 있다. 전체 파일 가운데 얼마나 받았는지 숫자가 알려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 뉴스에 나온 67%도 그렇게 읽어도 될까.

2026년 8월 10일, Anthropic은 미공개 연구용 Claude가 리만 가설에 도전하다가 관련 문제에서 새 증명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가설 자체는 풀지 못했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영점의 비율이 적어도 약 67.25%임을 보장했다는 결과다.1 영점이 무엇인지도 아직 낯선데, 숫자부터 보면 문제가 삼분의 이쯤 풀렸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퍼센트가 나타내는 것은 끝낸 작업량이 아니다. 무엇의 비율인지부터 들여다보면, 이 성과가 얼마나 크고 무엇이 여전히 남아 있는지 함께 보인다.

소수의 불규칙함을 함수로 읽는다

2, 3, 5, 7, 11, 13. 1보다 큰 자연수 가운데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수가 소수다. 이웃한 소수의 간격은 들쭉날쭉하다. 11 다음에는 두 칸만 가면 13이 나오지만, 그다음 17까지는 네 칸을 가야 한다.

수학자들은 어떤 큰 수까지 소수가 대략 몇 개 있는지 꽤 잘 안다. 더 어려운 질문은 실제 개수가 그 어림값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느냐다. 리만 가설은 바로 이 오차와 깊이 연결돼 있다.2

여기에 등장하는 도구가 리만 제타 함수다. 출발하는 식은 의외로 짧다.

ζ(s)=1+12s+13s+14s+⋯\zeta(s)=1+\frac{1}{2^s}+\frac{1}{3^s}+\frac{1}{4^s}+\cdots

s=2s=2라면 1+1/4+1/9+1/16+⋯1+1/4+1/9+1/16+\cdots를 더한다. 모든 자연수를 써서 적은 이 식은 소수만을 이용한 곱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모든 자연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꼭 한 가지뿐이라는 사실이 함수 안에도 들어 있는 셈이다.3

영점은 모두 한 줄에 설까

영점은 함수에 넣었을 때 결과가 0이 되는 입력이다. x−3x-3의 영점은 3이다. 제타 함수에서는 ζ(s)=0\zeta(s)=0이 되는 ss를 찾는다.

여기서 ss는 복소수여서, 수직선 하나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복소수는 제곱하면 −1-1이 되는 수 ii를 써서 a+bia+bi 꼴로 적는다. 이를 종이 위의 점 (a,b)(a,b)로 나타내면 가로 좌표 aa가 실수부이고 세로 좌표 bb가 허수부다.

앞의 무한합은 가로 좌표, 곧 실수부가 1보다 클 때만 그대로 더할 수 있다. 이를테면 s=0s=0을 넣으면 1+1+1+⋯1+1+1+\cdots이 되어 한없이 커진다. 그래서 실수부가 1보다 큰 곳의 값은 그대로 두고, 그 밖으로도 함수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정의를 넓힌다. 이것을 해석적 연속이라고 한다.

쉬운 예가 있다. 1+x+x2+⋯1+x+x^2+\cdots는 xx가 −1-1과 1 사이일 때만 값이 정해지고, 그때는 1/(1−x)1/(1-x)와 같다. 그런데 1/(1−x)1/(1-x)라는 식은 x=2x=2에서도 −1-1이라는 값을 가진다. 더하기로는 닿지 않는 자리까지 같은 함수를 이어 쓰는 셈이다. 리만 가설은 이렇게 넓힌 제타 함수를 다룬다.3

제타 함수에는 −2,−4,−6,…-2,-4,-6,\ldots처럼 음의 짝수에 놓인 영점이 있다. 이들은 위치가 이미 알려져 있어 자명한 영점이라고 부른다. 나머지 비자명한 영점들은 실수부가 0과 1 사이인 세로 띠 안에 있다. 리만 가설은 이 띠의 한가운데, 실수부가 정확히 1/21/2인 임계선에 이 영점들이 모두 놓인다는 주장이다.4

가로 좌표가 전부 1/21/2이고 세로 위치만 다른 점들이 끝없이 늘어선 줄을 떠올리면 된다. 리만 가설은 그 줄에서 벗어난 점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다. 1859년에 나온 이 질문은, 이 글의 자료를 확인한 2026년 10월 2일에도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다.2

67%가 보장하는 것

이번 결과에는 위치 말고도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영점이 단순하다는 조건이다.

(x−1)(x-1)과 (x−1)2(x-1)^2는 둘 다 1을 넣으면 0이 된다. 하지만 뒤의 식에서는 같은 인자가 두 번 겹친다. 앞의 1은 단순한 영점이고, 뒤의 1은 중복도 2인 영점이다. 제타 함수에서도 같은 구분을 한다. 리만 가설 자체는 영점의 위치만 말하며, 모든 영점이 단순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새 증명은 단순하면서 임계선 위에 있는 영점의 점근적 비율이 적어도 약 67.25%임을 보였다. 리만 가설을 참이라고 가정하지 않고 얻은 결론이다.5

‘점근적’이라는 말은 세는 범위를 끝없이 넓혀 간다는 뜻이다. 복소수 평면에서 가로 0과 1 사이의 띠를 위로 길게 늘리며, 일정한 높이까지의 영점들을 센다. 전체 개수를 셀 때는 중복도 2인 영점을 두 번 세고, 그 가운데 단순하면서 임계선 위에 있는 영점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진다. 이번 정리는 높이를 한없이 올려 가면 이 비율이 결국 얼마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지, 곧 비율의 하한을 증명했다.5

따라서 영점 100개를 골라 계산했더니 67개가 조건을 만족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임의의 작은 구간마다 반드시 67.25%가 나온다는 뜻도 아니고, 어느 정해진 높이까지 센 비율이 이미 그 값에 이르렀다는 뜻도 아니다.

이전 기록과 비교할 때도 무엇을 세었는지 맞춰야 한다. 선행 연구와 후속 논문을 따라 두 조건을 나눠 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 수치는 모두 점근적 비율의 하한을 어림한 값이다.6

보장하는 성질이전 기록이번 결과
임계선 위에 있다약 41.73%적어도 약 67.25%
단순하면서 임계선 위에 있다약 40.75%적어도 약 67.25%

두 번째 조건을 만족하면 첫 번째도 만족한다. 그래서 이번 증명은 두 줄의 하한을 함께 높인다. 영점의 실제 위치가 바뀐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증명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거의 전부여도 예외는 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약 33%는 임계선 밖에 있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이 증명으로는 나머지 영점의 위치까지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일 뿐이다. 영점들이 실제로 전부 임계선 위에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7

여기에는 조금 더 이상한 구석이 있다. 비율을 언젠가 100%까지 끌어올린다 해도, 그 100%가 점근적 비율이라면 리만 가설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영점 대신 자연수로 작은 예를 만들어 보자. 1부터 차례로 수를 적되, 1,4,9,16,…1,4,9,16,\ldots처럼 자연수를 제곱해서 만든 수, 곧 제곱수에는 동그라미를 치지 않는다. 나머지 수에는 모두 동그라미를 친다.

어디까지 세었나빠진 제곱수동그라미 친 비율
10010개90%
10,000100개99%
1,000,0001,000개99.9%

범위를 더 늘리면 동그라미 친 비율은 100%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빠뜨린 제곱수는 없어지기는커녕 끝없이 늘어난다. 예외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으로 가는 것과, 예외의 개수가 0인 것은 다르다.

이것은 비율의 뜻을 보여 주기 위한 예시다. 제타 함수의 영점이 제곱수처럼 빠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주 드문 예외가 남아도 비율은 100%로 갈 수 있으므로, 비율에 관한 정리만으로는 모든 영점이 임계선 위에 있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

야코비안 추측 이야기에서는 조건에 맞는 반례 하나가 추측을 무너뜨렸다. 리만 가설에서도 임계선 밖의 비자명한 영점 하나면 충분하다. 반대로 가설을 증명하려면, 그런 영점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Claude가 찾은 길과 사람이 다시 쓴 증명

비율에 관한 정리와 가설의 증명 사이가 이렇게 멀다고 해서, 이번 결과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보장하던 비율을 크게 높인 데에는 새로운 논리가 필요했다.

오래된 연구에는 리만 가설을 참이라고 가정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들이 있었다. 이번 증명은 선행 연구들을 결합해, 그 가정에 기대던 부분을 다른 부등식으로 대체했다. 영점들이 임계선 밖에 있을 가능성까지 계산에 포함하면서도, 단순하고 선 위에 있는 영점이 충분히 많다는 결론을 끌어낸 것이다.8

이 증명의 바탕에는 수십 년간 쌓인 수학자들의 도구가 있었고, Claude는 그 도구들을 연결하는 길을 찾았다. Anthropic의 발표도 선행 연구의 기여를 짚고 있다.1

발견 뒤에는 검토가 이어졌다. Anthropic의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와 랠프 퍼먼은 증명을 검토하고 두 사람의 이름으로 논문을 공개했다. 알푀게는 앞에서 말한 야코비안 추측의 반례를 Claude의 도움으로 얻어 발표한 바로 그 수학자다. 논문 첫머리에는 논증을 Claude가 찾아 썼고, 두 사람이 내용에 책임을 진다고 적혀 있다. 회사는 Lean으로 옮긴 형식 증명도 공개했다. 증명의 각 논리적 단계를 컴퓨터가 검사할 수 있는 형태로 적은 것이다.9

9월에는 수학자 유네스 람주리(Youness Lamzouri)가 후속 논문을 냈다. 같은 비율을 개념적으로 더 간단한 논증으로 다시 얻고, 추가 결과도 덧붙였다.10

진행 막대 대신 읽어야 할 문장

처음의 다운로드 화면으로 돌아가면, 그곳의 67%에는 정해진 파일 크기라는 분모가 있었다. 리만 가설에 관한 67%의 분모는 세는 높이를 올릴수록 끝없이 늘어나는 영점의 개수다.

그래도 숫자를 버릴 필요는 없다. 무엇의 비율인지 함께 읽으면 된다. 67%는 끝낸 연구의 양이 아니라, 우리가 증명으로 보장하게 된 비율이다.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알아냈는지 살피면, 문제가 아직 열려 있다는 사실과 성과가 크다는 사실을 함께 받아들일 수 있다.

정확히 무엇을 증명했는지 읽었다면, 질문이 하나 더 남는다. 길고 복잡한 증명은 어떻게 확인할까. 다음 글 AI가 수학을 풀었다는데에서는 커피잔의 소용돌이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무대를 옮긴다. 이번에는 비율 대신, 해법에 붙은 조건과 증명을 검사하는 도구를 들여다볼 차례다.

더 들어가려면

주석

  1. Anthropic, Learning more about Claude’s mathematical capabilities, 2026년 8월 10일 발표, 8월 13일 갱신. 미공개 연구용 Claude를 사용했다고 밝히며, 리만 가설 자체는 해결하지 못했다고 명시한다. 발표의 ‘41.6%에서 67.2%’와 달리 본문 표에서는 세는 조건을 나누고 선행 논문의 수치를 썼다. ↩ ↩2

  2. 클레이 수학연구소, Riemann Hypothesis. 소수의 평균적인 분포와 그 평균에서의 편차를 구분하고, 1859년 제기된 가설의 진술 및 미해결 상태를 소개한다. 이 글의 자료 확인 기준일은 2026년 10월 2일이다. ↩ ↩2

  3. NIST, DLMF §25.2, 특히 식 25.2.1과 25.2.11. 급수와 소수에 대한 곱 표현은 실수부가 1보다 클 때 성립한다. 그 밖에서는 해석적 연속으로 정의하며, s=1s=1은 극이어서 유한한 함수값을 갖지 않는다. ↩ ↩2

  4. NIST, DLMF §25.10. 자명한 영점과 비자명한 영점, 임계 띠와 임계선의 구분을 따른다. ↩

  5. Levent Alpöge·Ralph Furman, More than two thirds of the zeta zeros are simple and on the critical line, Theorem A; 공개 형식화의 정의와 정리. 본문에서 정의한 전체 개수를 N(T)N(T), 단순하면서 선 위인 영점의 개수를 N0s(T)N_0^s(T)라 쓰면 lim inf⁡T→∞N0s(T)/N(T)≥0.6725007…\liminf_{T\to\infty}N_0^s(T)/N(T)\ge 0.6725007\ldots이다. TT는 양의 허수부 방향으로 세는 높이다. ↩ ↩2

  6. Kyle Pratt 외, More than five-twelfths of the zeros of ζ are on the critical line, 9쪽 Theorem 1.2 직전: 위치만 보는 비율은 κ>0.417293\kappa>0.417293, 단순하면서 선 위에 있는 비율은 κ∗≥0.407511\kappa^*\ge 0.407511이다. 람주리 논문 §1도 두 값을 구분한다. 알푀게·퍼먼 원고의 이전 기록 설명에는 5/125/12를 단순하면서 선 위에 있는 영점의 기록으로 적은 대목이 있지만, 본문은 직접 인용된 선행 논문의 구분을 따른다. ↩

  7. 알푀게·퍼먼, §1.4. 결과는 하한이며, 남은 영점이 임계선 밖에 있다고 보인 것이 아니다. 전체 개수에 비해 무시할 만큼 적은 선 밖 영점은 이 방법의 입력으로 구별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

  8. 람주리 논문 서론은 Claude의 논증을 선행 연구와 비교하며, Weil의 에르미트 형식과 행렬 부등식을 이용한다고 설명한다. 이 논증이 Aryan 및 Baluyot·Goldston·Suriajaya·Turnage-Butterbaugh의 연구에 기댄다는 점은 알푀게·퍼먼의 초록과 §1.3에 나온다. 본문은 증명에서 이 아이디어가 맡는 역할만 요약한다. ↩

  9. 논문 첫머리와 부록 A, 공개 Lean 저장소. 검토와 형식 검증은 저자 및 공개 자료의 보고를 따른다. 이 글에서 Lean을 직접 실행해 재검증하지는 않았으며, 논문 공개를 학술지 심사 완료로 읽지는 않았다. ↩

  10. Youness Lamzouri, A new proof that more than 2/3 of the zeros of the Riemann zeta function are simple and on the critical line, 2026년 9월 2일 제출, 9월 8일 개정. 복잡한 유한 차원 행렬 구성을 힐베르트 공간의 부등식으로 대체하고 같은 67.25% 하한을 얻는다. ↩